공정만 72단계. 꽃신 한 켤레를 만드는 데 필요한 과정이다. 곡선으로 살짝 치켜 오른 신발코에서는 인체 공학적 디자인을, 십장생으로 수놓은 화려한 비단에서는 무병장수를 기원하는 조상들의 염원을 읽는다. 투박한 손의 주인공은 국내 유일의 화혜장 국가무형문화재인 갖바치 황해봉씨. 조선 25대 철종 때부터 궁궐 가죽신을 제작, 5대째 150년 전통을 잇고 있다. 그의 두 아들도 갖바치여서 6대째 이어지게 됐다. 설을 앞두고 꽃신을 짓는 황씨의 손에서 전통을 잇는 경건함이 전해온다.
한낮 기온 영하 18도. 간만에 찾아온 동장군은 폐 속까지 얼려버릴 듯 위압적이다. 사나운 동장군은 의외의 선물도 안겼다. 북한강과 남한강의 물길이 만나는 곳, 그래서 웬만해선 잘 얼지 않는 팔당호까지 꽝꽝 얼려버렸다. 덕분에 호수 속 나무 코앞까지 저벅저벅 걸어갈 수 있는 길을 내주었다. 색다른 경험이다. 새하얗게 덮인 눈은 빙판 위를 걷는 공포감을 한결 덜어준다. 어디가 호수이고, 어디가 땅인지 분간이 잘 안 간다. 지난 1월 26일 오후 3시경 경기도 하남시 팔당댐 인근.
지난 2월 21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에 ‘박정희 대통령 기념 도서관’이 문을 열었다. 1999년 사회 각계를 대표하는 35명이 뜻을 모아 ‘사단법인 박정희 대통령 기념 사업회’를 설립한 이후 우여곡절을 겪다 13년 만에 개관했다. 역대 전직 대통령으로는 세 번째 기념관으로, 220억원의 공사비가 들었다. 상암동 월드컵공원 건너편에 자리 잡은 박정희 대통령 기념 도서관은 연면적 5272m²로 지상 3층 건물이다. 1층과 2층은 박정희 전 대통령의 유품과 업적을 전시하는 공간이며, 2~3층은 특별자료 열람실과 도서관(올 여름 개관 예정
지난 8월 11일 대한민국 근현대사 건축의 중심이던 옛 서울역사(사적 284호)가 2년여간의 복원 공사를 마무리하고 복합 문화공간 형태의 ‘문화역서울 284’로 일반에 모습을 드러냈다. ‘문화역서울 284’는 1925년 준공 당시의 모습을 그대로 복원하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스테인드글라스 천장화로 채워진 중앙홀, 역대 대통령들이 사용했던 귀빈실과 당시 최고급 식당으로 꼽히던 ‘서울역 그릴’ 등이 옛 모습 그대로 되살려졌다. 1층은 중앙홀, 1·2·3등 대합실, 부인대합실, 출찰실(매표소) 등으로 나뉘어 있고, 2층에는 이발실